[횡설수설]김용정/「제2換亂」대비를…

  • 입력 1998년 2월 23일 19시 14분


▼1월4일 프랑스 AFP통신은 중국 위안(元)화 평가절하 가능성을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영국계 한 신용평가회사의 분석을 인용한 것이었다. ‘98년에는 위안화의 평가절하 압력이 있을 것이다. 위안화가 평가절하되면 아시아 금융위기는 더욱 심화하고 자칫 세계공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것은 현재 금융 외환위기에 몰려 있는 아시아국가들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위안화 평가절하의 폭발력은 새삼스러운 설명이 필요치 않다. 세계금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것은 홍콩증시 붕괴―홍콩달러 하락―일본 금융기관 부실화―일본의 미국채 매각―미국의 금융위기―세계공황이라는 연쇄적 파장을 부를 것이다. 동남아와 한국의 외환위기가 원자폭탄이라면 중국 위안화 위기는 수소폭탄쯤의 파괴력을 가졌다는 것이 국제금융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당국은 즉각 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통해 이를 부인했다.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도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없다”고 못박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지표를 보면 위안화 평가절하는 불가피하다. 다만 시기와 폭이 문제일 뿐이다. 현재는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쳐 머뭇거리고 있지만 중국 역시 실업문제 해결과 성장률 유지를 위한 돌파구는 수출뿐이다. 중국은 결코 수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위안화 평가절하 시기는 5월설과 하반기설로 엇갈린다. 그 폭도 10% 이내에서 점진적으로 커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제2의 외환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야 한다. IMF체제를 부른 제1의 외환위기 때처럼 제2 환란(換亂)도 안이한 대응으로 더 큰 화를 부르지 않을까 두렵다. 김용정<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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