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 마지막날 부처표정]공보처등 「불안한 짐싸기」

  • 입력 1998년 2월 24일 19시 51분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문민정부’가 역사 속으로 들어간 24일 청와대와 정부 각 부처는 하루종일 술렁였다. 특히 정부조직 개편으로 통폐합되는 부처에서는 직원들이 거의 일손을 놓고 삼삼오오 모여 장래 얘기를 나누는 등 불안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대통령의 마지막 수석비서진은 김대통령의 퇴임과 함께 뿔뿔이 흩어진다. 김용태(金瑢泰)비서실장은 한동안 휴식을 취한 뒤 지인이 운영하는 연구소의 이사장을 맡을 예정이며 김광일(金光一)특보는 변호사업무를 재개한 뒤 부산시장 출마여부를 타진한다는 복안. 조홍래(趙洪來)정무수석은 새 정부에 입각하지 않으면 수락산 밑의 농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반기문(潘基文)외교안보수석과 이해순(李海淳)의전수석은 외무부 본부대사로 발령받았으며 문종수(文鐘洙)민정수석은 시작(詩作)에 몰두할 계획이다. 박세일(朴世逸)사회복지수석과 이각범(李珏範)정책기획수석은 외국에 나갔다가 교단으로 복귀할 생각이다. 또 최양부(崔洋夫)농림해양수석은 새학기부터 중앙대 산업대학원에서 강의할 예정이며 신우재(愼右宰)공보수석은 “취미인 들꽃을 찍으러 다니겠다”고 말했다. ○…고건(高建)총리는 이날 오전 청와대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총리로서 공식일정을 마치고 오후에는 짐정리를 한 뒤 행정조정실과 비서실 각 방을 돌며 직원들과 고별 인사를 나눴다. 총리실은 기구가 강화돼 직원들이 동요하는 기색은 없었지만 인원조정 과정에서 자리가 어떻게 바뀔지 몰라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등 분주했다. ○…공보처는 새 정부 출범직후 부처가 없어지기 때문에 직원들은 장래에 대한 불안으로 매우 침통한 모습. 직원 1백30명 중 30명은 국무총리 공보실에 남고 나머지는 문화관광부로 옮기게 된다. 직원들은 이미 짐정리를 마치고 서로 인사를 나누는 등 ‘해체전야’의 분위기가 역력했다. 총무처는 인사 조직 의전 능률 등 기존의 4개국이 행정자치부로 고스란히 흡수돼 조직은 훼손되지 않았다. 그러나 내무부와 통합됨에 따라 인원이 11.3% 줄게 돼 직원들이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였다. 정무1장관실은 직원 47명 중 총리비서실로 옮기는 13명을 제외하고는 자리가 보장돼 있지 않아 역시 직원들이 불안해했다. 〈이동관·양기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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