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총리서리」체제 검토…DJT 25일 대책논의

  • 입력 1998년 2월 26일 06시 42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5일 한나라당이 ‘김종필 (金鍾泌) 총리’ 인준을 거부함에 따라 만일 총리인준을 계속 거부할 경우 내주초 ‘김종필 총리서리’ 체제를 출범시키고 김총리서리의 제청을 받아 각료 인선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朴智元)공보수석은 이날 김대통령과 김총리지명자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의 청와대회동이 끝난 뒤 “2∼3일 지켜보다 그래도 안되면 총리서리를 임명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석은 “권위있는 헌법학자인 서울대법대 김철수(金哲洙)교수로부터 한나라당이 투표자체를 거부할 경우 대통령은 총리서리를 임명할 수 있고 총리서리는 각료제청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수석은 “오늘 회동에서 당장 총리서리를 임명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인내심을 갖고 대처하는 게 좋다고 판단, 2∼3일 더 한나라당을 설득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박수석은 그러나 “나라를 망치게 하는 일을 한없이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김종필총리’ 인준에 대한 김대통령의 입장은 아주 단호하다”고 말했다.

박수석은 또 “새 총리가 임명되기 전까지는 현 고건(高建)총리체제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며 “26일중 김대통령의 재가와 고총리 및 심우영(沈宇永)총무처장관의 부서를 거쳐 정부조직법안을 공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밤 8시50분경부터 1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회동에는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 자민련 이정무(李廷武)총무와 박수석이 배석했으나 총리인준 문제때문에 각료인선에 대한 협의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박수석은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서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김종필국무총리 및 한승헌(韓勝憲)감사원장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에 불참, 인준이 무산됐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 직전 소속의원 1백58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김종필총리 인준을 무산시키기 위해 국회 본회의에 전원 불참키로 당론을 결정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의총이 끝난 후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고 곧바로 의사당을 떠났다. 이날 본회의에는 국민회의 자민련 의원과 국민신당,무소속 의원 등 1백31명이 참석했으나 의결정족수가 성립되지 않아 본회의는 자동유회됐다.

<임채청·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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