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인준정국 표정］한나라당 『영수회담 기대말라』

여야는 25일에 이어 26일에도 김종필(金鍾泌)총리인준 동의안 처리를 놓고 팽팽히 맞섰으나 27일 청와대 여야 영수회담이 예정된 탓인지 다소 맥이 빠진 분위기였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당의원들은 이날 오후 2시 본회의에 참석, 2시간 동안 대기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끝내 회의에 불참, 자동유회됐다.

○…국민회의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총무단회의와 의원간담회를 잇달아 열어 총리인준동의안 처리 및 여야 영수회담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국민회의는 회의에서 한나라당측이 밤에 국회를 전격 소집, 총리인준동의안을 부결처리할 수도 있는 만큼 당 소속의원이 가급적 저녁식사 약속을 자제하고 국회부근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박상천(朴相千)총무는 또 “물밑접촉을 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몇가지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회의의 한 중진의원은 “한나라당측이 인위적 정계개편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배분과정에서의 배려, 선거법위반으로 재판에 계류중인 야당의원들에 대한 고려 등을 요구하지 않겠느냐”고 관측.

한편 문희상(文喜相)대통령정무수석이 국회에서 국민회의 박상천, 자민련 이정무(李廷武)총무와 잇따라 만나 관심을 끌었다. 문수석은 “야당측의 요구가 뭐냐”는 질문에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자민련도 이날 오후 국회 원내총무실에서 김명예총재를 제외한 소속의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의원총회를 열어 ‘단결’을 과시했다.

이총무는 “결연한 의지로 이번 고비를 잘 헤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고 일부의원들도 “무엇보다 단결이 중요하다”고 맞장구쳤다.

박태준(朴泰俊)총재는 “내일 여야 영수회담에 기대가 크다”면서 “대화로 잘 풀릴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짜증스럽고 견디기 힘든 지금의 상황을 풀어나가자”고 당부했다.

○…한나라당 조순(趙淳)총재 등 당지도부는 이날 당사를 찾은 문정무수석에게 여야 영수회담을 수용할 뜻을 밝히고도 JP총리인준 반대당론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맹형규(孟亨奎)대변인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성명과 논평을 통해 “김종필총리지명자는 김대통령에게 총리 지명을 철회해 줄 것을 스스로 요청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당직자들은 청와대측이 여야영수회담을 공식제의도 하기 전에 미리 언론에 발표한 것을 두고 “여론몰이로 압박하려는 것이냐”며 불쾌한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당론을 갑자기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여야 영수회담후 적절한 시점에 고리를 푸는 문제를 당지도부가 고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영훈·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