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새 항로가 개설됨에 따라 판문점을 경유하는 남북 직통전화가 새로 연결됐다는 사실이다. 새 항로를 관할하는 대구관제소와 평양관제소간 통신 주회선은 서울의 혜화전화국∼판문점∼개성∼평양으로 이어진다. 현재 북한 신포의 경수로 건설현장과 한국전력 본사의 통신은 인공위성을 통해, 그리고 남북적십자간 직통선도 판문점에서만 부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이 이같이 직통 유선통신망까지 합의한 데는 새 항로 개설에 따른 달러 수입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영공통과료가 적게는 연간 2백만달러에서 많게는 6백만달러나 된다니 북한으로서는 외면하기 어려운 액수다. 반면 미국과 동아시아 러시아 등을 운항하는 항공기들은 비행시간을 20∼50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항공사들의 연간 유류절약 액수만 해도 1천5백만달러는 족히 될 것이라고 한다.
▼남북한 서로에 혜택이 돌아가는 협력사업은 찾아보면 많다. 문제는 모든 것을 이념이나 체제로 저울질하는 데서 생긴다. 서로가 득을 볼 것이 뻔한데도 공허한 입씨름만 벌이다 결국 얼굴을 붉히고 자리를 박찼던 것이 남북한관계의 실상이다. 새 정부는 북한과의 내실있는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평양당국은 남측 제의에 빨리 호응하면 할수록 더 득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남찬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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