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임명한 장관 중 이기호(李起浩)노동부장관이 유일하게 유임된 것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노사정 합의 도출과정에서 이장관의 매끄러운 일처리 솜씨를 눈여겨봤기 때문이라는 후문.
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이장관이 새 정부에서도 일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직 간접적으로 표시해온 데다가 올해 가장 중요한 현안 중의 하나인 노동업무의 연속성을 위해 유임을 결정했다고.
○…통일부장관으로 기용된 강인덕(康仁德)극동문제연구소장은 그동안 통일문제에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의외라는 반응. 강장관은 과거 김대통령이 통일논쟁을 벌일 때마다 보수논객인 강장관이 자신을 지지해 준 것을 떠올려 직접 인선했다는 것.
그러나 강장관은 이날 오전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으로부터 입각사실을 통보받고 얼떨떨해 하면서 “나는 장관할 준비가 안돼 있다”고 말했다고.
○…김대통령은 이날 오후 신임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이희호(李姬鎬)여사와 함께 신임장관 부부들과 기념촬영.
그러나 이번 첫내각에 여성각료가 2명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청와대 여성특위를 만들때 상당한 것이 있을 테니 기대해 달라”고 말하기도.
○…이번 조각에서 가장 의외의 인사 중 하나는 교육분야에 거의 경험이 없는 국민회의 이해찬(李海瓚)의원을 교육부장관에 임명한 사실.
김대통령의 한 측근은 “지금까지 교육부 인사는 주로 공급자적 시각에서 임명했으나 앞으로는 교육의 수요자 측면에서 교육개혁을 해달라는 의미로 이의원을 임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민련 추천으로 재정경제부장관에 기용된 이규성(李揆成)전재무장관은 김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이 없어 당초 입각이 불투명했으나 김대통령이 과거 재무관료를 대상으로 이전장관의 됨됨이를 알아본 결과 “입각시켜도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
○…당초 자민련 몫이었던 농림부는 막판에 환경부로 바뀌었다고. 박태준(朴泰俊)총재가 적극 천거한 최재욱(崔在旭)전의원은 당초 문화관광부를 희망했지만 김대통령이 문화관광부가 방송업무를 관장하는 만큼 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자 박총재는 결국 적임자가 마땅치 않던 농림부 대신 환경부장관에 최전의원을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맹형규(孟亨奎)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한마디로 내각제를 고려한 국민회의 자민련의 자리분점 인사”라고 평가절하했다.
맹대변인은 12명을 전현직의원으로 채운 것이 어떻게 ‘전문성과 참신성’을 고려한 인사냐고 반문하고 “배순훈(裵洵勳)정보통신부장관을 제외하고는 참신한 인사가 한 명도 없다”고 혹평했다.
국민신당 김충근(金忠根)대변인도 “각계 각층에서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를 고루 등용, 국가위난을 극복할 수 있는 역량있는 조각을 기대했던 국민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논평했다.
〈윤영찬·공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