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JP)총리 임명동의안 시비와 추경안 심의지연, ‘북풍(北風)수사’를 둘러싼 여야공방, 그리고 12일자 언론에 폭로된 국회의원들의 고스톱사건 등 답답한 게 한 둘이 아니다.
국민신당이 원내의석 8석의 ‘미니 야당’이긴 하나 지난해 대선에서 5백만표라는 국민지지를 업고 나름대로 여야의 ‘균형자’역할을 해보려는 노력도 반향이 적다.
“현재의 정국을 푸는 방법은 두가지 뿐이다. 여당의 해법은 JP 스스로 대국적 견지에서 용퇴하는 것이다. 내각제가 지론인 JP는 내각제개헌이 이뤄진 뒤 총리에 취임하면 되는 것이다. 반면 야당은 비록 3월2일의 표결이 법적 하자가 없다 해도 여야 충돌이 있었고 투표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했으니 한 걸음 양보해 재투표로 당론을 관철하는 것이다.”
북풍문제도 마찬가지.
11일 당무회의에서 이인제(李仁濟)고문은 “안기부가 북풍조작을 위해 북한과 거래한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이는 체제반역죄에 해당하므로 전면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총재는 이를 ‘균형해법론’으로 완화했다.
여당을 향해서는 북풍수사를 이용, 정치보복을 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하면서 야당을 향해서는 정적을 공산주의자처럼 몰아 당선되려는 비열한 작태의 진상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총재는 “여야의원뿐만 아니라 누구든 확실한 혐의가 있으면 조사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역설했다.
이총재는 12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여야 영수회담을 제의했다. 개별회담이 아니라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 한나라당 조순(趙淳)총재―이한동(李漢東)대표 그리고 자신이 한자리에 앉아 기탄없이 나라와 정국을 걱정하는 얘기를 해보자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 자신이 여야의 ‘중재자’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