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민회의 주요당직자의 발언과 당내 분위기에서는 북풍공작과 관련해 한나라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올가미’를 이미 준비해 놓은 듯한 냄새가 물씬 풍겼다. 오전에 열린 간부간담회에서 “사태의 조속한 수습은 철저한 수사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도 이런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 국민회의의 강공에는 한나라당이 의총발언 등을 통해 ‘색깔론’을 제기한 데 따른 반발도 작용했다.
국민회의는 이런 기조 위에서 한나라당 정재문(鄭在文)의원의 대북자금제공의혹을 집중공세의 표적으로 삼았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이번 사건의 가장 중심이 되는 이슈는 ‘안병수와 한나라당의 커넥션’ 부분”이라며 “정의원의 베이징(北京)방문공작사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배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대변인은 “선거가 한창일 때 한나라당 핵심인사의 한 사람인 정의원이 급거 두 차례나 베이징을 방문, 북한대남공작 책임자와 비밀리에 회합을 가진 것은 누가 봐도 한나라당후보 당선공작과 연결돼 있다”고 덧붙였다.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도 기자들과 만나 “북풍의 본질은 구안기부가 한나라당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북한과 내통을 했다는 것”이라며 “북풍사건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최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