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野 「지도부인책론」 걱정

  • 입력 1998년 3월 28일 20시 28분


정계개편 폭풍이 한나라당 지도부를 강타하기 시작했다.

총재 경선을 주장하는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김윤환(金潤煥)고문계의 서명운동이란 ‘내우(內憂)’에 시달리던 당 지도부는 김종호(金宗鎬) 박세직(朴世直)의원 등 중진의원들의 탈당의사 표명을 계기로 일기 시작한 정계개편이라는 ‘외환(外患)’앞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한동(李漢東)대표가 28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전면적인 대여(對與)투쟁을 불사한다는 초(超)강경방침을 밝힌 것도 이런 당혹감의 다른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일단 ‘4·2’재 보궐선거와 ‘4·10’전당대회를 전후해 탈당할 가능성이 높은 ‘이탈예비군’을 일단 10여명선으로 보고 있다.

이들 중 자민련의 텃밭인 충청권의 K, L, O의원과 자민련에 뿌리를 둔 대구 경북(TK)지역의 A, P, H의원을 비롯해 김종필(金鍾泌)총리임명동의안에 찬성의사를 밝혔던 L, K의원 등 7,8명에 대해서는 사실상 ‘탈당해도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다만 현재 의원회관 주변에서 떠도는 ‘탈당의원명단’ 중 나머지 10여명은 보선결과가 한나라당의 승리로 끝날 경우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당지도부의 전망이다.

이와 함께 당지도부는 일부 의원들의 탈당으로 원내 과반수선이 무너진다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을 애써 밝히며 탈당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한 고위당직자는 “한번 배신한 사람은 두번 배신할 수 있다”며 “몸이 가뿐해지면 오히려 대여투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작 지도부가 고심하는 대목은 일부 의원들의 이탈이 당지도부 인책론으로 연결돼 전당대회를 둘러싼 내홍(內訌)이 가속화할 가능성이다.

실제로 이탈예비군 중 일부는 분당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잠정적 잔류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조순(趙淳)총재와 이대표 등 지도부는 이탈 뜻을 가진 의원들에 대한 단속에 나서고 있으나 떠나려는 측이나 막는 측이나 아직은 명확한 복안을 갖고 있지 못해 서로 어정쩡한 태도만을 보이고 있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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