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후보들은 특히 이번 재 보선 선거가 모두 영남지역에서 치러지는 탓인지 ‘영남푸대접론’‘박정희(朴正熙)적자론’‘야당책임론’‘여당견제론’ 등을 내세우며 치열한 유세공방을 벌였다.
▼ 부산 서 ▼
10명의 후보자들은 이날 오후 남부민초등학교에서 4천여명의 유권자가 운집한 가운데 열린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 ‘야당책임론’과 ‘여당견제론’으로 막판 대세잡기에 안간힘을 썼다.
국민회의 정오규(鄭吾奎)후보는 “경제파탄의 주범인 한나라당후보를 찍어서는 안되며 집권여당후보를 뽑아줘야만 부산이 발전할 수 있다”고 ‘야당책임론’을 주장했다. 한나라당 정문화(鄭文和)후보는 “김대중(金大中)정권이 편중인사로 부산 경남사람들을 핍박하고 있다.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줘서 본때를 보여주자”고 ‘PK핍박론’으로 맞섰다.
무소속 곽정출(郭正出)후보는 “민주계 실세들의 농간으로 공천장을 빼앗긴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한나라당 정후보와 무소속 곽후보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
▼ 대구 달성 ▼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은 자존심이 걸린 이 지역에 당력을 집중, 대규모 지원유세를 펼쳤다. 한나라당은 ‘박근혜(朴槿惠)후보가 10%차이로 앞서가고 있다’, 국민회의측은 ‘엄삼탁(嚴三鐸)후보가 2%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후보는 이날 하루종일 선거구를 누비면서 ‘이번 선거는 박근혜냐 엄삼탁이냐의 대결이 아니라 박정희냐 김대중이냐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달성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엄후보는 탄탄한 조직력과 함께 선거이슈로 내세워왔던 ‘지역개발론’이 선거전 중반 이후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었다고 판단, 막판 대역전극을 가능하게 해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이 지역에 채영석(蔡映錫) 김옥두(金玉斗) 조순승(趙淳昇)의원 등 중량급 인사들을 대거 파견, 엄후보의 득표활동을 지원했다.
▼ 경북 문경―예천 ▼
문경출신인 한나라당 신영국(申榮國)후보와 무소속 이상원(李相原)후보, 그리고 예천출신인 자민련 신국환(辛國煥)후보간 ‘소지역주의’ 양상을 띠고 막판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예천단일후보’인 자민련 신국환후보가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자민련에 입당한 반형식(潘亨植)전의원의 도움으로 다소 유리한 분위기나 한나라당이 황병태(黃秉泰)전의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어서 변수.
그러나 ‘소지역감정’이 촉발돼 한나라당 신후보에게 문경의 표가 쏠릴 것이냐가 막판 최대 관심사. 신국환후보는 이날 문경시 가은읍 장터를 중심으로 거리유세를 펴며 “지역발전을 위해 여당 후보를 밀어달라”고 호소했고 박철언(朴哲彦)부총재와 박구일(朴九溢)사무총장이 거리유세에 가담.
▼ 경북 의성 ▼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선 가운데 자민련 김상윤(金相允)후보, 국민신당 신진욱(申鎭旭)후보가 팽팽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경북지역 의원들이 총동원, 정후보 지원유세에 나섰고 자민련측은 이태섭(李台燮) 이양희(李良熙) 김칠환(金七煥) 박신원(朴信遠)의원을 동원, 표밭갈이에 나섰다. 김후보는 이날 자신이 태어난 의성읍 금성면 등 동쪽 지역을 집중적으로 돌며 “경상도정권이 어디있고 전라도정권이 어디 있느냐”며 “낙후된 고향발전을 위해 공동정권의 단일후보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
〈부산·대구·의성·예천〓문 철·김정훈·공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