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가 한나라당 ‘4·10전당대회’와 총리인준재논의 지방선거전 돌입 등 굵직한 정치현안이 몰려 있는 4월정국의 향배를 가름할 ‘선행지수(先行指數)’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서히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는 정계개편의 촉발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맥락에서 여야의 손익분기점이 어디가 될 것이냐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선거가 실시되는 네 곳은 모두 영남권.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여온 지역이다.
선거전도 한나라당의 강력한 수성(守城)의지를 신여권인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집요하게 공략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선거에서 전반적으로 한나라당이 우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몇가지 ‘경우의 수’에 따라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의 성격과 강도가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한나라당의 호언대로 네 곳 모두에서 승리할 경우다. 이는 야당으로의 전환 이후 내분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상당기간 ‘진통제’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둘째는 정반대로 한나라당이 두개이상의 지역에서 패배할 경우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되고 ‘4·10전당대회’와 맞물려 탈당러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선거결과에 대한 책임론공방도 내분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보합세로 생각할 수 있는 결과는 한나라당과 여당이 네곳을 3대1의 비율로 분점하는 경우. 의원궐위이전과 똑같은 비율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당내에서도 국민회의와 자민련 중 어느 당후보가 당선되느냐는 미묘한 사안이다. 영남권에서의 자민련후보당선은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을 낳겠지만 국민회의 엄삼탁(嚴三鐸)후보가 당선되면 큰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회의로서는 불모지인 영남권진출을 위한 든든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최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