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국민신당과 연합공천을 하더라도 광역단체장에 한해, 그것도 부산 경남(PK) 지역만 검토대상이 될 수 있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국민신당은 9일 강력하게 제동을 걸었다. 이만섭(李萬燮)총재는 당직자회의에서 “여권의 취약지인 PK지역에서만 연합공천하려는 것은 대리전을 치러달라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더욱이 이날 회의에서는 “연합공천의 관건은 서울시장 공천이며 서울시장을 국민신당후보로 해서 당선될 경우 정계개편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며 3당연합공천의 ‘전제조건’을 분명히 제시했다.
이 때문에 현재의 정황으로는 3당연합공천 논의에 진전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진통은 ‘동상삼몽(同床三夢)’인 3당의 속내를 감안하면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현재 3당연합에 대한 적극성은 국민신당〉국민회의〉자민련의 순이다. 국민신당은 약소정당으로서의 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 승부수를 던져야 하고 그 첩경은 여권과의 연대라는 생각이다.
이런 구상에서 국민신당은 두달전 국민회의측에 3당연합공천을 먼저 제의했다. 또 당시에 이미 “중부권 한자리 정도를 우리몫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까지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국민회의는 중장기적 정국운영의 관점에서 국민신당과의 연대를 필요로 하고 있다.
자민련의 입장은 또 다르다. 국민신당과의 연합공천을 추진해야 할 동기가 별로 없다. 뿐만 아니라 국민회의가 국민신당을 끌어들여 자신들을 견제하려 한다는 의구심이 뿌리깊다. 따라서 3당연합공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이 연일 연합공천추진을 강력 비난하는 것도 여권으로서는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한나라당 맹형규(孟亨奎)대변인은 9일에도 “3당연합은 ‘호남본부중대당’ ‘충청1중대당’ ‘부산 경남2중대당’식의 기형적 정치구도로 이 나라를 분할통치하겠다는 것”이라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집권 1개월여만에 신지역감정조장에 앞장서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고 지적했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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