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위의 개혁목표는 한마디로 ‘살기 좋고 기업하기 쉬운 나라’다. 국가경영혁신을 통해 5년 이내에 국가경쟁력을 현재의 34위에서 최소한 말레이시아 수준인 15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선진국과 비교해 최하위에 머무는 국제화, 정부운영은 물론 지방행정구조와 기능정비, 재정 조세체계 개편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개혁의 큰 방향은 옳다. 그러나 국가경영혁신이 당위나 계획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새 정부가 추진한 지난 2월의 중앙정부조직개편도 사실상 실패였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뚜렷한 국가전략과 비전 없이 조직개편에 착수한 데다 정치논리에 이끌리고 부처이기주의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곧 있을 산하기관과 지방정부개혁은 절대로 그같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그런데도 정부의 공공부문 혁신방안이란 것이 그렇게 미덥지가 않다. 산하기관 정비에 앞서 인사부터 단행하는 것도 그렇고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통폐합 방안도 그렇다. 인문사회계열 연구소는 한 부처에 하나씩만 둔다는 발상은 그야말로 난센스다. 2000년까지 전국의 읍 면 동을 폐지한다면서 지방행정구조와 행정구역 조정과 같은 민감한 사안은 제대로 거론조차 못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영국의 행정개혁전문가로 정부초청을 받아 방한한 다이애나 골즈워디여사의 조언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물론 영국의 경험을 우리가 그대로 받아들일 것까지야 없지만 개혁의 기본원칙과 전략은 같을 수밖에 없다.
골즈워디여사는 정부개혁의 핵심으로 공무원 감축을 꼽았다. 영국은 인원을 줄였어도 행정효율과 공공서비스의 질은 향상되었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행정개혁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공공서비스 공급에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경쟁체제를 도입한 ‘시장성 테스트’와 정책입안과 집행기능을 분리하고 집행기능에는 민간식 책임경영 방식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인 ‘넥스트 스텝스 프로그램’이 큰 성과를 거둔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또다른 중요한 요소로는 정치적 리더십, 중앙정부의 확고한 개혁의지, 하부기관과 행정수요자로부터의 접근 등을 들었다. 우리의 행정개혁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하는 넥스트 스텝스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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