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르 몽드지는 15일 중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티베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의 인권운동가들이 ‘아시아적 가치’를 맹렬히 비난했다며 회의 분위기를 소개했다.
유엔 인권위원회 연례회의에 앞서 국제인권연맹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들은 일부 아시아 독재자들이 주장해온 “공동체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양보할 수 있다”는 이른바 ‘아시아적 가치’는 아시아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인권운동가들은 “아시아인들은 수세기 전부터 사회정의와 인간존중 등 보편적 인권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유지해왔다”고 주장하면서 ‘아시아적 가치’를 인정하는 일부 서구권 인사들의 시각을 비판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며 인도네시아 동(東)티모르의 인권운동가인 호세 라모스 호르타는 “아시아적 가치는 일부 독재자들이 인권에 대한 반발을 호도하기 위해 민중선동용으로 사용한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반체제 운동가 웨이징성(魏京生)은 경제개발과 인권존중을 분리하려는 중국정부의 정책을 ‘터무니없는 짓’으로 비난하면서 “최근 한국과 대만에서 보듯 민주주의는 아시아에서 낯선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웨이징성은 “서방이 중국의 인권상황에 관대한 것은 중국인을 다른 인간보다 덜 인간적이라고 여긴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인간의 자유와 존엄이 유럽 등 서방에서만 통용되는 전유물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미얀마의 아웅산 수지여사는 “자유를 서방만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시아인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프랑스 인권선언에 나오는 사상 표현 선택의 자유는 불교철학의 핵심 부분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파리〓김상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