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강력한 서울시장후보인 한광옥(韓光玉)부총재와 사실상 경기지사후보로 내정된 임창열(林昌烈)전경제부총리에 대해 여권 일각에서 ‘후보교체론’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해 현시점에서의 ‘후보교체론’은 구체적인 징후가 없어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한부총재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시장선거에서 어떤 후보와 대결해도 자신있다”며 후보교체론 조기진화에 나섰다. 그는 또 “후보선출을 위한 당내경선과 TV토론 등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한부총재가 갑자기 경선을 주장하고 나온 것은 후보교체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한부총재는 소모적인 당내경선보다는 자신으로의 합의추대를 추진해 왔다. 이를 위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노무현(盧武鉉)부총재를 서울 종로 보궐선거에 출마시키는 방안을 당지도부와 협의, 사실상 확정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후보교체론이 들먹거리면서 한부총재는 선거전략을 수정, 경선 실시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전언이다. 이는 고건(高建)전국무총리 등 외부인사 영입가능성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부총재의 측근은 이를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이라고 표현했다.
한부총재는 이에 앞서 일요일인 19일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하며 장시간 독대, 서울시장선거에 관해 기탄없이 의견을 나눴다는 전언이다. 그는 회동을 마친 뒤 측근들에게 “근래 들어 가장 건설적인 얘기들을 많이 했다”며 흡족해 했다.
한부총재가 기자간담회를 자청, 후보교체론을 일축하고 자신감을 내보인 것도 김대통령으로부터 ‘후보교체불가’라는 확답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도 “한나라당이 예상 외의 후보를 영입하는 등의 돌발변수가 없는 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지사 후보선정도 비슷한 상황이다. ‘환란(換亂)’과 종금사 비리의혹에 대한 검찰수사를 지켜보기 위해 임전부총리에 대한 후보추대일자를 5월1일로 연기했으나 자체조사결과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임전부총리의 가정사와 관련된 각종 설(說)도 나돌고 있으나 후보교체로까지 이어질 만한 결격사유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여권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렇듯 두 사람에 대한 후보교체론이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이들이 김대통령으로부터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데다 당선가능성에서 후한 점수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당안팎의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예상후보에 비해 우위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 국민회의의 주장이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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