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삼각 악연’에서 국민신당 박찬종(朴燦鍾)고문과 한나라당 서울시장후보인 최병렬(崔秉烈)전의원이 한편에 서있고, 반대편에 한나라당 전국구의원인 김찬진(金贊鎭)의원이 있다.
이들 사이의 ‘악연’은 96년 ‘4·11’총선 때 만들어졌다. 원래 서초갑은 5선의원인 박고문의 오랜 지역구(13,14대 때 당선)였고 김의원은 신한국당 원외위원장으로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박고문이 총선 직전 신한국당에 입당, 수도권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문제가 생겼다.
박고문은 “수도권선거 승리를 위해 서초갑에 중량급을 내세워야 한다”며 당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최전의원을 천거했다.
김의원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그는 지구당사 밖에 ‘낙하산공천 절대 반대’라는 벽보를 붙이고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결국 김의원은 박고문보다 두 순위 앞선 전국구 19번을 받고 최전의원에게 지역구를 넘겨줬고 최전의원은 무난히 당선됐다.
그후 2년간 묻혀 있었던 이 ‘악연’은 최전의원이 서울시장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되살아나고 있다.
박고문이 서울시장선거 출마를 포기하는 대신 7월에 치를 서초갑 보선에 나설 경우 최전의원이 이를 지원키로 두 사람 사이에 ‘묵계’가 있다는 소문이 정가에 나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의원도 이날 ‘명예회복’의 칼을 빼들었다. “서초갑은 앞으로 내 뼈를 묻을 지역이며 이번 만큼은 양보나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며 전국구 의원직을 사퇴하고 보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문 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