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수석 자리바꿈]실무형 전진배치 親政체제 강화

  • 입력 1998년 5월 18일 19시 03분


金대통령-총학장 오찬
金대통령-총학장 오찬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8일 단행한 청와대비서실 개편은 국정운영 기조의 전반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정가에서 김대통령의 ‘친정(親政)체제’ 확립이라는 해석이 바로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새로 기용된 이강래(李康來)정무수석과 강봉균(康奉均)경제수석은 김대통령으로부터 뛰어난 실무감각과 강한 추진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무수석에서 물러난 문희상(文喜相)안기부기조실장이 “화합형인 나의 역할은 이제 끝났다”고 말한 것이나 강수석이 “(금융기관과 기업이) 꼭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경우 가만히 놓아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번 교체의 의미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김대통령의 의중을 잘 헤아리지만 현장정치의 경험이 전무한 이수석을 발탁했다는 것은 김대통령이 정국안정을 위해 직접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김대통령은 당에 대한 장악력을 증대시킬 것으로 보여 정계개편도 급류를 타게 될 전망이다.

경제관료들에 대한 장악력이 뛰어난 강수석의 기용은 경제개혁을 둘러싼 정책혼선을 조기에 정리하기 위한 취지. 또한 금융기관 및 기업의 구조조정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을 증대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청와대비서실 개편은 애당초 김대통령의 의도대로 되지 않은 인사를 바로잡는다는 측면도 없지 않다. 김대통령은 처음부터 정무수석으로 이수석을 점찍었으나 청와대비서진 구성 당시 당안팎의 여론을 의식, 마지못해 문실장을 선택했다는 것은 여권내 공지의 사실이다. 정책기획수석과 경제수석 인선은 김대통령의 구상대로 됐으나 그후 강수석과 김태동(金泰東)수석의 업무처리스타일 차이로 역할이 뒤섞이면서 혼선이 빚어졌다. 따라서 두 수석의 자리바꿈에는 경제사령탑을 정비하기 위한 고려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6·4’지방선거 후에나 단행될 것으로 보였던 청와대 비서진 개편을 앞당긴 데는 각종 개혁일정을 좀더 빨리 추진하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16일 오전 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을 통해 당사자들에게 인선내용을 통보한 뒤 청남대에 내려가 국정운영구상을 가다듬고 17일 오후 귀경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번 청와대비서실 개편을 둘러싸고 여권내 동교동계 신주류와 비주류간 권력암투설이 증폭되고 있는 것은 김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기능이 아니라 인물 위주의 김대통령 인사스타일에 대한 비판도 청와대가 의식해야 할 대목이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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