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김실장의 발언이 지방선거 후 문책개각 시사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공직사회가 술렁거리자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즉각 진화에 나섰다.
김실장은 2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강한 유감을 표명했으며 박지원(朴智元)공보수석은 이런 분위기를 기자들에게 전했다.
박수석은 “일부 언론에서 개각대상자로 특정장관까지 거명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지방선거 후 개각은 생각하지도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실장의 발언은 각 부 장관들이 리더십을 발휘, 공직사회의 무사안일 풍조를 타파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청와대 관계자들은 지방선거 후 본격화할 개혁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내각은 물론 청와대비서실까지 뭔가 자극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당은 공동정부 출범 석달만에 개각설이 흘러나온데 대해 씁쓰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일부 각료들의 경질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국민회의에서는 경제각료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구시대 인물인 일부 각료의 경우 현정권의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비경제부처에서도 업무파악능력과 조직장악력이 떨어지는 몇몇 장관은 교체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자민련에서도 경제각료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국민회의소속 모장관, 자민련소속 모장관 등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론하며 새사람으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한나라당은 김실장의 발언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사회를 긴장시켜 여당쪽으로 줄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선거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선거후 개각과 함께 공직자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계획을 세운 것은 선거에 즈음해 관료조직을 위협하려는 것”이라며 “이는 또 하나의 관권선거행위”라고 결론내렸다.
김철(金哲)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정부여당은 공직사회를 대상으로 한 이같은 ‘줄세우기 공작’을 검찰의 야당후보에 대한 표적수사와 함께 총체적 관권선거의 양날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임채청·문 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