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후보들은 미디어선거로 진행되고 있는 ‘6·4’지방선거전에서 TV방송연설이 TV합동토론과 함께 당락을 가름할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서울과 경기에서 맞붙은 국민회의와 한나라당후보들은 개정 선거법이 허용하고 있는 5번의 TV방송연설 기회를 모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 서울
24일 첫 KBS방송연설을 끝낸 국민회의 고건(高建)후보는 내달 3일까지 네차례의 방송연설에서 상대후보 비방은 지양하는 대신 정책과 비전을 제시한다는 이른바 ‘포지티브 전략’을 세워놓았다.
현재의 경제난국 극복을 위해 힘있는 여당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 한편 유권자들에게 상대후보의 ‘네거티브 전략’에 현혹되지 말라고 당부하겠다는 것.
반면 이미 2번의 방송연설을 한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후보는 남아있는 3번의 연설에서 고후보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죈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자신에 대한 ‘상품세일’에 초점을 두고 TV합동토론이나 방송연설을 진행해 왔지만 결과가 기대에 미흡, 앞으로 고후보의 병역문제과 환란책임론, 공직시절의 업무스타일 및 실정(失政)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가할 예정.
▼ 인천
자민련 최기선(崔箕善)후보는 내달 1일 지역방송인 인천방송을 통해 한차례 방송연설을 할 예정. 그는 △인천공항건설사업의 완벽한 마무리 △송도미디어밸리 조성 등 선거공약을 주로 설명할 계획이다.
한나라당 안상수(安相洙)후보는 자금문제로 30일경 인천방송을 통해 한차례만 방송연설을 해보고 반응이 좋을 경우 추가계획을 세울 예정. 인천시의 부채 해결방안 등 대안 제시로 경제전문가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한편 최후보의 당적변경과 시의 부채문제를 추궁할 계획이다.
▼ 경기
국민회의 임창열(林昌烈)후보는 실업문제 교통문제 등 도의 현안 해결을 위해 ‘경제지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또 야당측이 임후보의 가족문제까지 거론하며 비난전을 펼치고 있는 점을 감안, 공세정도에 따라 방송연설에서 이를 정면으로 거론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후보는 상대후보를 맹공하는데 주력했던 TV합동토론과는 달리 방송연설에서는 ‘포지티브 캠페인’으로 전환, 경기인으로 성장해온 자신의 ‘경기사랑론’과 ‘서민사랑론’ 등을 집중 홍보할 계획. 이와 함께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임후보의 환란책임론 등도 거론할 생각이다.
〈문 철·공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