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자민련 한호선(韓灝鮮)후보를 ‘농민의 대통령’으로 추켜 세운 뒤 “한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부에서는 국민회의가 무소속 이상룡(李相龍)후보를 지원한다고 쑥덕거리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면서“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지난주 나를 청와대로 불러 한 후보에게 모든 것을 맡기라고 그랬다”고 밝혔다.
이어 등단한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는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여당 후보를 당선시켜 정국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제신용도를 하루 빨리 회복해야 지금의 위기를 넘길 수 있는데 야당이 당선되면 불안이 가중돼 어렵다”는 논리였다.
국민회의 정희경(鄭喜卿)지도위부의장과 자민련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 김용환(金龍煥)부총재 등도 잇따라 연단에 올라 “한후보가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공동 후보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변웅전(邊雄田)대변인의 제의로 조대행과 박총재는 한후보의 손을 양쪽에서 맞잡아 들어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연단위의 고조된 분위기와는 달리 유세장은 썰렁했다. 유세차량이 자리잡은 강릉역앞 광장에는 한후보 운동원 1백여명이 뙤약볕 아래서 기계적으로 박수를 보낼 뿐이었다. 주변 그늘 아래에서 양당 지도부 연설을 듣던 청중 50여명도 유세 중 하나 둘 자리를 떠 이번 지방선거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강릉〓송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