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김총리서리의 국무회의 주재는 그동안 여러차례 있었다. 3월말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기간에 한차례 회의를 주재했고 이후에도 수시로 김대통령으로부터 의사봉을 넘겨받아 김대통령 ‘임석(臨席)’ 하에 대리주재 해왔다.
그러나 이날 김총리서리의 국무회의 주재는 ‘자청(自請)’의 성격이 짙다. 지난주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김총리서리가 “방미 준비로 바쁠텐데 일정을 빡빡하게 잡지 말고 여유를 갖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이에 김대통령이 이번주 국무회의 불참과 주례보고 생략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김총리서리가 앞으로 행정수반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김총리서리가 이날 불법선거운동시비를 낳은 일부 장관을 질타하고 장 차관의 잦은 해외출장을 삼가도록 지시하는 등 내부단속을 강조한 대목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