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의원 후보 이모씨(여·37). 최근 모아파트단지에서 마이크로 개인 연설을 하다 10분도 못 채우고 자리를 떠야했다. 주민들이 ‘여자가 아침부터…시끄러워 못살겠다’고 항의했기 때문. 이후보는 “내가 여자라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 여성후보는 “유세현장에서 ‘기호 △번 △△입니다’라고 인사하면 대부분 선거운동원으로 여기지 후보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가 무슨 정치’라며 은근히 눈을 흘기는 유권자들을 대할 때 주저앉고 싶다”고 말했다.
많은 직종에서 남녀의 벽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정치의 벽은 아직 철옹성처럼 높고 단단하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6·4지방선거 시도지사 후보 40명 중 여성은 단 한명도 없다. 시장군수후보 6백76명 중 여성은 8명, 도의원후보도 1천5백71명 중 37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가까운 일본만해도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여성 중의원의원 비율은 4.6%, 참의원의원의 비율은 13.9%. 구미 선진국은 이보다도 훨씬 높다.
우리는 왜 이렇게 초라할까. 자질을 갖춘 여성이 적기때문일까. 아니면 모든 것이 남성중심인 우리사회의 편견때문일까.
〈6·4선거특별취재반〓이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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