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텃밭 싹쓸이」이젠 옛말…여야,우세지역 고전

  • 입력 1998년 5월 31일 20시 40분


6·4지방선거전에서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정정당이 특정지역 모두를 석권하는 이른바 ‘싹쓸이 현상’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에 따라 각 정당의 강약이 확연히 구분되는 지역주의 양상이 재현되고 있다. 하지만 그 강도는 과거 ‘3김시대’에 비해 현저히 약화됐다는 것이 각당 선거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국민회의는 그동안 ‘텃밭’임을 자부해온 호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광주 전남 북의 41개 기초단체장 선거 중 10여곳에서 무소속후보와 치열한 혈전을 벌이고 있다.

자민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전 충남북의 총 30개 지역 중 6,7개 지역에서 국민회의 및 무소속 후보가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영남지역 중 부산 및 울산지역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부터 무소속 후보와 피말리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영남지역 72개 기초단체장 선거 중 40여개 지역에서만 우세를 장담하고 있을 뿐 나머지 30여개 지역에서는 무소속 및 자민련 후보에게 뒤지거나 백중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각당 지구당위원장이나 후보들은 3김씨가 호남 충청 영남지역을 순회하며 선거전을 대신 치러주던 ‘옛날’을 그리워하는 분위기다. 국민회의 호남지역의 한 지구당위원장은 “예전같으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인근 지역만 스쳐 지나가도 표가 몰려오는 소리가 들렸었다”며 “지금은 선거 치르기가 몇배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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