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선거 결과는 여당 후보가 40∼50%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97년 대통령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가 52.7%를 얻어 37.1%를 얻은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를 크게 제쳤다.
96년 15대 총선에서는 무소속 홍사덕(洪思德·강남을)의원만 빼고 나머지 3개 선거구를 신한국당이 휩쓸었고 95년 6·27지방선거에서도 민자당 후보가 구청장을 차지했다.
그러나 여야가 뒤바뀐 탓인지 주민들의 지지도도 달라졌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국민회의 고건(高建)후보가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후보를 상당 폭 앞서고 있다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행정 전문가 출신인 고후보의 안정적 이미지가 주효해 서울의 다른 지역보다 최후보와의 격차가 크게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구청장 선거는 꼭 그렇지 않다. 과거 이 지역 정서에 따르면 국민회의와 자민련 후보에게 표가 쏠려야 하나 지금의 판세는 여야가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혼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강남의 경우 한나라당 권문용(權文勇·현구청장), 국민회의 장준영(張俊英)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풍부한 행정 경험을 내세우는 권후보와 기업체(포철) 근무 경력을 강조하는 장후보 사이의 우열이 쉽게 가려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 지역은 특히 대모산과 수서지역 개발 등 첨예한 쟁점이 많아 후보들간의 설전이 계속되고 있다. 권후보는 수서지역에 아파트형 공장을 유치, 고용증대를 꾀하겠다는 주장인 반면 장후보는 첨단 벤처기업 창업단지화 하겠다고 기염이다.
서초구는 한나라당 조남호(趙南浩·현구청장), 자민련 황철민(黃哲民)후보의 대결.
구청장 근무 경험이 있는 두 후보는 서로 자기가 행정의 달인(達人)이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으나 판세는 백중이다.
두 후보 모두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에 서로가 책임이 있다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어 이 문제가 백화점붕괴3주년과 겹쳐 선거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반응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냉담한 편이다. 특히 아파트 지역일수록 선거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이 때문에 각 후보 진영에서는 투표율이 극도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분주하지만 뾰족한 방안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송인수기자〉song041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