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보좌진들,방미 金대통령에 『DJ「이미지」팔아라』

  • 입력 1998년 5월 31일 20시 40분


‘DJ를 팔아라.’

미국 국빈방문을 앞둔 김대중(金大中·그림)대통령에 대한 청와대 보좌진들의 주문이다. 편견과 탄압을 이겨내고 50년만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실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지향하는 이미지가 방미외교의 최대 ‘상품’이라는 얘기다.

한 공식수행원은 31일 “6·25 이후 최대 국난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나라형편이 엉망인 지금 솔직히 우리가 미국정부와 국민에게 내놓을 수 있는 게 김대통령과 국민의 애국심 외에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미국내 한국전문가들의 주문도 동일하다.

모턴 아브라모비치 전 국무차관보, 리처드 알렌 전 대통령안보보좌관, 윈스턴 로드 전 국무차관보,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미대사, 스티븐 솔라즈 전 미하원 아태소위원장 등 얼마전 방한한 미국외교협회의 한국통들도 김대통령에게 이같이 건의했다.

김대통령이 5차례의 죽을 고비, 6차례의 수감생활, 10년간의 연금생활, 그리고 끊임없는 권력의 감시 등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을 회고하자 이들은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에서도 그렇게만 하시면 굉장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특히 “‘미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라는 식의 정서적인 접근을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대통령도 이를 수용,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문을 이같은 방향으로 작성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의 개인사를 통해 한미양국이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음을 부각시킨다는 게 청와대 방미준비팀의 기본구상이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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