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지방선거]품앗이 미풍양속 멍든다

  • 입력 1998년 6월 2일 06시 50분


충남 금산읍에서 농사를 짓는 김모씨(65). 농번기이지만 일손을 구할 수 없어 안타깝다. 마을 청년들은 모두 지방선거 후보사무실로 갔고 주민들은 지지후보가 다르다는 이유로 ‘품앗이’마저 거부한다.

“선거가 마을을 온통 흔들고 있어요. 이처럼 주민끼리 다투는 선거는 차라리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6·4’지방선거 영향으로 이웃간 일을 주고 받는 품앗이 광경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화합의 한마당’이 돼야 할 선거가 오히려 마을을 갈라놓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충청권 등 여여(與與)대결이 심각한 농촌지역일수록 심하다. 서로 다른 당을 지지하는 이웃에게는 아무 이유없이 품앗이를 거부하고 심지어 입당원서를 확인한 뒤에야 품앗이를 해주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계모임 역시 마찬가지다. 계원들 가운데 지지정당이나 후보를 달리하는 구성원간의 입장 차이로 마찰이 빈발하고 있다.

충남 천안시 병천면의 한 계모임은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정기모임을 지방선거가 끝난 시점인 13일로 연기했다.

〈6·4선거특별취재반〓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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