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국민회의 고건(高建)후보는 마지막 토론회라는 점을 의식, 상대후보의 약점과 정책공약의 허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두후보는 그러나 과거 토론회때와는 달리 상대방에 대한 노골적인 인신공격성 발언을 자제하는 대신 약점과 의혹에 대한 증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발언시간과 진행규칙도 잘 지켜 토론회가 원만하게 진행됐다.최후보는 기조발언에서 “남의 아픈 곳을 입에 올리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고위공직선거에 나선 사람은 검증을 거쳐야 한다”면서 “병역문제 경제파탄 책임은 비방이나 인신공격이 아니다”고 포문을 열었다.
고후보는 정면대응을 피한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여당에 힘을 모아주어 정국을 안정시켜야 한다”면서 “전문행정가로서 경제를 살리고 서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널들은 최후보의 지나친 소신과 독단적 추진력, 고후보의 양지를 쫓는 변신 등 약점을 날카롭게 캐물었다. 최후보는 “고위공직자는 강한 소신과 지도력이 있어야 한다”, 고후보는 “3년간 국회의원으로 외도를 하긴 했지만 전문행정가로 봉사해 왔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빠져 나갔다.후보간 상호질문 순서에서는 열기를 더했다.
고후보가 먼저 최후보의 공보처장관시절 K
BS 경찰력 투입 전력을 문제삼았다. 최후보는 “지금도 당시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힌 뒤 고후보가 내무부장관시절인 6·10항쟁 때 위수령 발동을 건의한 경위를 따져 물었다. 그러나 고후보는 “부산시장의 위수령 발동 건의가 있었으나 단호히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최후보가 “당시 안기부1차장이었던 이상연(李相淵)씨의 증언이 있다”고 재차 추궁했다. 고후보는 “이씨와 언제든지 공개토론을 할 용의가 있다”고 지나갔다.
토론회에서는 실업대책, 오존방지 대책, 쓰레기 처리문제, 전용차로 확대방안 등 정책과 공약에 관해서도 패널의 질문과 후보자간 상호토론이 이루어졌지만 상대방의 견해에 대한 반론제기가 거의 없어 후보간 차별성이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았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