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투표율은 사회전반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난에 따른 냉소분위기가 만연한데다 정책이나 인물대결보다는 지역감정조장과 흑색선전 상호비방 등으로 얼룩진 선거전에 대한 유권자들의 정치불신을 엿보게 하는 결과라는 분석이다.
선거일이 징검다리 나흘 연휴의 첫 날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투표 초반만해도 투표율이 6·27선거 때와 비슷한 추세였으나 오후 들어 급격히 떨어진 것은 일찍 투표를 마치고 야외로 나가려는 일부 유권자들의 ‘조기투표’로 분석된다.
지역별 편차도 컸다. 우선 서울과 6개광역시가 대부분 30%대로 낮은 반면 도(道)지역은 대부분 40∼50%대를 보여 ‘도저촌고(都低村高)’ 현상이 여전했다. 농촌지역의 경우 광역 및 기초의원 후보들이 혈연 학연 등을 바탕으로 선거참여를 독려한 것이 투표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도별 투표율 최고지역은 제주고 낮은 지역은 인천 서울이었다. 부유층이 많은 서울 강남구가 기초단체중 가장 투표율이 낮았다. 부산 울산 강원 등 접전지역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눈에 띈다. 울산의 경우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았고 강원 또한 제주 전남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