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취임1백일 회견]선거결과 고무된듯 여유보여

  • 입력 1998년 6월 5일 19시 30분


○…5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취임 후 첫 공식기자회견은 지방선거 후 미국방문을 앞둔 시점에 열려 내외신 기자 1백20여명이 청와대 춘추관 2층 대회견장을 가득 메우고 예정된 회견시간을 20여분이나 초과하는 등 안팎의 관심이 높았다.

이날 김대통령의 표정은 진지하면서도 밝았다. 지방선거 결과에 고무된 때문인지 간간이 농담을 섞어 답변하는 여유도 보였다. 그러나 경제정책 혼선 비판 등에 대한 해명을 할 때는 어조가 높아졌다. 그가 가장 역점을 두어 답변한 것은 실업대책이었다.

김대통령은 프롬프터(자막기)를 사용해 모두연설을 했으나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원고없이 즉석답변을 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한 외신기자가 ‘미싱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의원에 대해 사법처리까지 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느냐고 묻자 다소 곤혹스런 표정으로 “처벌 여부는 둘째 문제이고 (발언내용이) 좀 심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곧 순발력을 발휘, 손으로 입을 만지면서 “며칠동안 입이 자꾸 이상했다”는 우스갯소리로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김대통령은 정치권 사정설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도 “솔직히 얘기해 (과거에) 내가 얼마나 당했느냐, 야당시절에는 기회만 있으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답변해 일단 참석자들의 웃음을 유도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그러나 대통령이 돼서 그런 마음을 다 버렸다. 용서하는 것이 최고의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무슨 사건과 관련한 정치인 명단이 돈다는 등의 얘기들이 있어 알아보니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며 정치권사정설을 일축했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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