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 정국]與 『野의원 30명 물밑접촉』

  • 입력 1998년 6월 7일 20시 14분


수도권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정계개편의 첫 급류를 타게 될까.

여권은 이달중 ‘여소야대(與小野大)’를 ‘여대야소(與大野小)’구도로 바꾼다는 방침 아래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접촉에 나섰다. 여권은 특히 기초단체장선거에서 패배한 수도권지역 한나라당의원 30여명을 ‘물밑접촉’ 대상자로 분류, 영입교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기초단체장을 확보하지 못한 수도권의 한나라당 의원은 서울 19명, 인천 6명, 경기 15명 등 모두 40명.

여권은 이들을 상대로 영입교섭을 벌여 두단계의 정계개편 시나리오 즉 ‘과반수 확보→지역연합’ 중 첫 단계인 과반수 확보를 달성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국회 후반기 원구성 등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여권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15명이상의 의원영입을 장담하고 있으며 이 경우 국민회의(85석)와 자민련(47석)의 의석은 현재의 1백32석에서 1백47석으로 늘어나 재적의원(2백92명)의 과반수를 확보하게 된다.

국민회의의 한 당직자는 이와 관련,“수도권지역 한나라당의원 10여명은 이미 여당 입당을 내락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순(趙淳)총재 등 한나라당지도부는 “여권의 헛된 꿈이 될 것”이라며 단호한 대처를 강조하고 있다.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도 “정권퇴진운동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인위적이고 강제적인 정계개편’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무기력 그 자체다. 당지도부가 ‘총력저지’라는 원론적인 원칙을 내세웠지만 뚜렷한 대응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권의 영입대상으로 거론되는 의원들의 표정 또한 그리 밝지 않다. 총선이 2년 가까이 남아 있지만 수도권의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선거에서 대부분 패배, 지역구를 꾸려 나가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여기에다 당이 총재경선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 소집을 둘러싸고 내홍(內訌)에 휩싸일 것으로 보여 이들의 동요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도권의원들을 중심으로 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이한동(李漢東) 김덕룡(金德龍)부총재진영이 지방선거 참패 이후 맥이 빠져있는 상태여서 수도권의원들의 ‘탈당 도미노현상’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태다.

〈문 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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