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의 가장 큰 성과는….
“4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때는 국제사회의 지지에 대한 길을 열었고 이번 방미 동안 미정부와 의회 국민 여론 모든 분야에서 환영과 지지를 받았고 한국을 돕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도 적극 성원하겠다고 했다.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외곽의 튼튼한 벽을 쌓았다. 이것이 최대의 성과다. 또 대북(對北)문제도 한미 양국간 불협화음을 완벽하게 합의했고 한국의 주도권을 국제적으로 공인받고 선포했다.”
―앞으로 경제개혁 방향은….
“이제 국제적 외환위기는 일단 자신감을 갖게 된 만큼 국내문제에 매진해야 한다. 구체적 문제는 앞으로 정부에서 상의하고 두 여당과도 상의해 처리하겠다.”
―정주영(鄭周永)씨가 16일 방북한다. 앞으로 대북 ‘햇볕론’은 어떻게 구체화할 생각인가.
“판문점을 통과하고 정경분리의 원칙에 의한 경제교류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밖에도 남북장성급회담이 진척됐고 문화종교인의 방북이 활기를 띠게 될 것이다. 앞으로 남북 기본합의서에 입각, 불가침협정 군축문제 등은 미국과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에서 다루게 될 것이다. 또 교류협력은 4자회담 안이든 밖이든 남북이 직접 다루게 된다. 공(功)을 위해 너무 서두른 나머지 대화를 서두르거나 불필요한 양보를 하지 않겠다. 또 불필요한 자극도, 화해를 봉쇄하는 언동도 하지 않을 것이다. 착실하고 안정되게 성의를 다하고 우방과 협력하면 많은 세월이 안가서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다.”
―일본의 엔화가치 하락에 대한 단기처방이 있다면….
“솔직히 뭐가 잘 되려면 이런 일이 생긴다. 안타깝다. 방미 전에 외교통상부 등을 통해 필요한 노력을 했다. 앞으로 계속 엔화가치 하락에 대응해야 한다. 다만 지금은 작년 12월과 다르다. 훨씬 호주머니가 든든하다. 방심은 안되지만 좋은 조건을 활용해 대응하겠다.”
―미국에서 ‘지역연합론’을 말했고 자민련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했다.
“당연한 얘기를 한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우리당이 영남에서 약하고 세력을 확장해야겠다는 그런 당연한 얘기다. 그런 얘기를 안하면 정당이 아니다. 그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 자민련과의 문제도 말한 그대로다. 앞으로 필요하다면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와도 무릎을 맞대고 얘기할 것이다.”
―전직대통령과의 회동은….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고 관계되는 분들과 상의해서 결론을 내리겠다.”
―개혁 가속화차원에서 일부 장관을 경질할 생각은 없는가.
“내가 대통령을 해봐도 아직까지 잘 모르는데 장관도 임명받은지 불과 3개월이다. 벌써 개각한다는 것은 국정안정을 해친다.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가능성이 없는 얘기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