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임시국회가 통째로 공전된 것은 15대 국회 들어 처음이며 95년 5월 제175회 임시국회가 30일간 공전된 이후 3년만의 일이다.
제193회 임시국회는 특히 지난달 29일 15대 국회 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의 임기가 끝났으나 후반기 원구성에 실패하는 바람에 ‘뇌사(腦死)’상태에 빠졌다.
이 때문에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2백62개 법안과 10개 결의안을 포함한 3백11개 안건은 물론 시급한 민생현안은 전혀 다뤄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에게는 세비(歲費)는 물론 회기중에 하루 1만8천원씩의 회기수당이 지급돼 ‘무노동 유임금’국회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같은 비난여론을 의식, 한나라당은 23일 이번 회기중 지급된 소속의원 전원의 회기수당 7천9백38만원을 반납해 실업대책기금에 내기로 결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제193회 임시국회가 공전된데 이어 한나라당의 단독소집요구로 24일부터 시작되는 제194회 임시국회 역시 정상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한나라당의 원내 과반수의석 붕괴가 임박하면서 23일 국민회의 지도부가 제194회 임시국회에 참여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키로 해 정상화의 조짐은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당장 후반기 원구성협상에서 여야가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여전히 간단치 않은 상황이다.
우선 국회의장직을 놓고 여당은 한나라당의 과반수 붕괴를 전제로 여당이 국회의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원내1당이 차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나아가 여야간 상임위원장 배분문제도 서로 양보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7·21’재 보궐선거의 후보등록일인 7월5일 이후에는 여야 모두 선거운동에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어 현실적으로 국회 개회가 어렵다. 따라서 그 이전 후반기 원구성협상을 끝내지 못할 경우 국회공전사태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