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의 이날 군부대 방문은 6·25 48주년을 앞두고 미리 예정됐던 행사였지만 북한잠수정 침투사건 직후의 미묘한 시기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김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군부대에서 대북정책의 기조가 ‘햇볕정책’임을 재확인하면서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천용택(千容宅)국방장관 김진호(金辰浩)합참의장 김동신(金東信)육군참모총장 박춘택(朴春澤)공군참모총장 등이 수행했다.
또 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과 임동원(林東源)외교안보수석 박지원(朴智元)공보수석 외에 이강래(李康來)정무수석도 이례적으로 수행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중동부지역의 공군 전투비행단을 방문, 전투기 긴급발진과 특수비행팀의 시범비행을 관람하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김대통령은 “현재 북한의 동향에 특이한 점은 없다”는 전투비행단장의 보고에 “어제는 우리에게 참으로 혼란스러운 일이 많았다. 북한의 2중성 3중성이 잘 나타난 하루였다”며 대북관 및 대북정책을 피력했다.
김대통령은 “햇볕정책은 미국에서도 성공했다”며 소련과 동구의 붕괴 및 중국과 월남의 개방 과정을 상세히 소개한 뒤 “특히 동독도 서독에 흡수되지 않으려고 완강한 저항을 했으나 서구사회와 접촉하면서 자유와 번영, 인간의 존엄성을 알게 돼 결국 붕괴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이어 육군 군사령부에서 기념식수를 한 뒤 장병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6·25를 하루 앞둔 날 아직도 평화가 구축되지 못하고 동족이 대치상태에 있는 것은 조상에게 부끄러운 일”이라며 “군은 굳은 결심으로 철저한 훈련과 대비태세로 전쟁을 막아야 하고 미군과의 협력문제는 백에 하나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우리가 당장 통일하자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은 통일단계가 아니라 평화공존 교류단계로 5년동안 이 문제만 해결해도 성공”이라고 말했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