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간단체가 북한이 제의한 8·15 관련 행사에 공동으로 참여하기 위해 손을 맞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북한측이 실무접촉에 응하지 않았지만 준비작업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이를 위해 내주에 통일축전에 관심이 있는 정당과 사회단체들로 가칭 ‘남북화해협력추진협의회’를 발족시켜 이 ‘협의회’가 북한과 다시 접촉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인덕(康仁德)통일부장관도 이날 국민회의의 ‘열린 정치 포럼’(간사 이길재·李吉載의원) 초청 간담회에서 “정부는 준비위(협의회)가 발족되도록 주선할 뿐 그 활동에는 일절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강장관은 “시장경제체제를 부정하거나 불법단체로 규정된 단체는 통일대축전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하고 “한총련 등 불법단체로 규정된 단체의 구성원들이 소속단체를 탈퇴하고 개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법률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야단체들이 중심이 된 통일대축전 남측 추진본부 준비위원회(공동위원장 강만길·姜萬吉 등 7명)도 7·4 공동성명 기념일인 4일 결성식을 갖고 통일대축전 성사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준비위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최대한 협조하기 위해 정부가 이적단체로 규정한 한총련 범민련 등의 단체는 개인자격으로 행사에 참여케 하고 올해는 별도의 범민족대회는 갖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앞으로 발족될 남북화해협력추진협의회에 통일대축전 남측준비위가 들어와야 한다는 입장이고 남측준비위는 이에 부정적이어서 아직은 양측 사이에 미묘한 입장차이가 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