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는 최근 영호남지역 통합차원에서 대구출신인 9선의 박고문을 국회의장에 사실상 내정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는 박고문과 개인적인 친분이 각별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여권 일각에서는 ‘박준규 국회의장카드’로 인해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소리가 터져나온 곳은 박고문의 소속당인 자민련. 자민련은 한나라당이 국회의장을 차지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박최고고문의 국회의장 선출 등 원구성과 국무총리 인준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국민회의가 ‘박준규 국회의장카드’를 철회해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또 하나는 박최고고문의 의장 적격여부. 여권내에서조차 박최고고문이 국회의장을 두번(13대 후반기와 14대 전반기)이나 한데다 재산문제로 도중하차한 전력을 들어 국민정서에 맞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나라당도 2일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여당이 원내 제3당 인사를 국회의장으로 선임하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비민주적 반의회적 발상”이라며 “특히 축재문제로 의원직까지 물러났던 부도덕한 인사를 입법부의 수장으로 다시 앉히겠다는 것은 상식을 초월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최고고문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 “국회의장 선출 결정권은 거대야당이 쥐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