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1일 최종 집계한 평균 투표율은 40.1%로 이들 선거구의 지난 15대 총선 투표율 64%와 ‘6·4’지방선거 투표율 52.6%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이는 15대 국회 들어 그동안 9군데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투표율 53.3%와 비교해도 13.2%포인트나 낮은 수준.
물론 7개 선거구의 투표율이 모두 저조했던 것은 아니다. 지역별로 볼 때 부산 해운대―기장을(58.3%) 광명을(50.8%) 강릉을(54.7%) 등 3곳은 역대 선거와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투표율을 보였지만 다른 지역보다는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높았다.
이는 이들 지역에 여야의 거물급 정치인이 출마해 정치권이 ‘간판스타’를 대거 동원하는 총력 유세전을 벌였거나 당의 명운을 건 유세전을 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수원팔달은 26.2%로 역대 국회의원 재 보궐선거 사상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던 65년11월 서울10지역구(서대문 일부지역)의 6대보선 투표율(20.8%)이후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고 서울 종로(33.7%)와 서초갑(37.6%)의 투표율도 전례 없이 저조했다.
이처럼 투표율이 저조한데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하의 경제난으로 유권자들이 실업 임금삭감 물가고 등과 같은 당면 현안 외에 정치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일 수 없는 현실적인 여건을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여야의 끝없는 정쟁으로 15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조차 하지 못하는 정치권의 구태와 흑색선전, 금품살포로 얼룩진 이번 선거의 혼탁상이 유권자들의 등을 돌리게 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투표율이 낮을 것을 우려해 총선 등 전국 규모 선거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투표참여 캠페인을 벌였으나 유례없는 혼탁선거 양상 때문에 결국 투표율이 낮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