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여야표정]與『어쩌다 이렇게…』野『우리가 승리』

  • 입력 1998년 7월 22일 07시 33분


21일 오후 7시경 개표가 시작되면서부터 여야 당직자들은 개표진행상황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출구조사 결과 압승이 예상됐던 국민회의는 수원팔달에서 박왕식(朴旺植)후보가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후보에게 근소한 차이지만 줄곧 뒤진데다 낙승을 점쳤던 광명을에서조차 조세형(趙世衡)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침통한 표정이었다. 반면 한나라당은 기대했던 광명을에서 석패했지만 수원에서 남후보가 승리하자 “전체 선거에서 우리가 이겼다”며 기뻐했다.

○…국민회의 당직자들은 오후 6시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 국민회의 후보가 나선 세지역 모두 당선될 것으로 나타나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개혁작업에 힘이 실리게 됐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린 뒤 수원 팔달에서 국민회의 박후보가 한나라당 남후보에게 줄곧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게다가 개표 중반부터 광명을에서조차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계속되자 “어쩌다 이렇게 됐느냐”며 침통해했다.

○…자민련은 개표 결과 부산 해운대―기장을에서 김동주(金東周)후보가 압도적 우세를 보이자 “자민련의 저력이 이제야 나타났다”며 잔뜩 고무된 표정. 당직자들은 “향후 정계개편 등에서 자민련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며 반겼다. 박태준(朴泰俊)총재는 “대구 북갑을 포함해 후보를 낸 3곳이 모두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는데 이 정도 싸움을 벌였다는 것 자체가 민심이 바뀌고 있다는 뜻”이라며 흐뭇해 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서초갑에서 박준병(朴俊炳)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한나라당 박원홍(朴源弘)후보에게 뒤지자 “안타깝다”며 아쉬운 표정이었다.

○…21일 저녁 출구조사에서 ‘판정패’로 보도된데 대해 큰 충격을 받았던 한나라당은 수원팔달에서 남후보가 의외로 선전해 1천여표 차로 승리하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한동(李漢東)총재대행은 “이번 선거는 우리당의 승리”라며 “광명을도 정부 여당이 총력전을 편 것에 비하면 우리가 승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흐뭇해했다.

국민신당은 기대를 걸었던 서초갑의 박찬종(朴燦鍾)상임고문마저 개표 초반부터 선두권에서 멀어지자 망연자실한 표정. 이만섭(李萬燮)총재와 박범진(朴範珍)사무총장 등 고위당직자들은 선거상황실에서 ‘할말 없다’는 표정으로 얼마간 개표방송을 지켜보다 자리를 떴다.

〈문 철·송인수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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