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후 의석수 변화]여야, 치열한「과반수싸움」예고

  • 입력 1998년 7월 22일 19시 03분


‘7·21’재보선 결과 여권이 학수고대했던 한나라당의 과반수 의석 붕괴는 실현되지 않았다. 어느쪽도 완승을 거두는데 실패한 셈이다. 오히려 재보선 결과는 한나라당의 ‘판정승’에 가깝다.

선거결과에 대한 여야의 해석도 판이하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개혁을 더욱 과감히 추진하라는 민의의 표출”, 한나라당은 “여당의 독주에 대한 견제심리의 발동”이라고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총리인준과정에서부터 빚어진 여야의 대결구도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거전 국회의 의석분포는 한나라당 1백47석, 국민회의 86석, 자민련 48석, 국민신당 8석, 무소속 3석 등 모두 2백92석이었다. 선거후에는 한나라당 1백51석, 국민회의 88석, 자민련 49석, 국민신당 8석, 무소속 3석 등 모두 2백99석이 됐다. 선거전 2백92석의 과반수 의석은 1백47석, 선거후 2백99석의 과반수가 1백50석인 만큼 한나라당이 절묘하게 과반수를 유지한 셈이다.

여권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총체적 개혁을 뒷받침하고 정국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더욱 강경기조로 나설 것이 분명하다.

새정부들어 ‘구심력’이 약해진 한나라당은 재보선승리를 발판으로 강력한 대여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재보선후 여야의 ‘힘대결’은 국회의장단 구성 및 총리인준 등 원구성과정에서 첫선을 보일 것이다. 특히 국회의장 선출을 놓고 여야가 벌일 표결의 결과는 여든 야든 내부 결속력의 정도를 드러내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여권은 한나라당의 ‘과반수 무너뜨리기’작업을 재시도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여권의 파상공세에 맞서 극한 투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정계개편을 둘러싼 여야의 불꽃 튀는 싸움은 한나라당의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인 9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내부에서도 “언제까지 싸움만 할 것이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그러나 힘의 우열이 분명치 않은 지금의 상황은 견제와 균형을 앞세운 온건파보다는 승부논리에 집착하는 강경파의 입지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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