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박준규 국회의장후보」싸고 속앓이

  • 입력 1998년 7월 24일 19시 40분


국회의장 선출과 국무총리 인준 문제를 놓고 자민련 수뇌부 사이에 갈등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박태준(朴泰俊)총재는 24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만나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을 여당 국회의장 후보로 확정했다. 박총재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거당적으로 설득하면 자유투표를 해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서리의 측근들은 불만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과 표대결을 해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는데다 자칫하면 총리 인준까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

주례회동 전에 열린 간부회의에서도 같은 우려가 많았다. 김용채(金鎔采)부총재는 “야당과 표대결을 하면 의장도 내지 못하고 총리 인준도 안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는 “의장직 확보와 총리 인준 모두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 당의 목적이지만 이중 우선 순위를 따진다면 총리 인준이다”고 잘라 말했다.

총리실의 반응은 더 험악했다.한 관계자는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석이 1백37석에 불과한데 무슨 수로 한나라당을 이기느냐”며 “박총재가 총리 인준에 관심이 적은 김대통령에게 이용당하고 있다”고 흥분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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