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의 대체적인 의견은 “현재의 임시체제를 지속할 경우 집권당의 위상찾기가 불가능하다”며 대표체제로 조기전환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동교동계는 “정치일정상 전당대회 조기소집이 어렵다”며 반대하고 있다.
동교동계가 현행 체제유지를 원하는 데는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이 대표가 될 경우 입지가 강화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는게 당내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이강래(李康來)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28일 설훈(薛勳)기조위원장 등 동교동계 의원들과 접촉,당분간 대행체제를 유지하고 내년 4월 전당대회에서 대표체제로 전환키로 의견을 모으고 휴가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대신 조대행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부총재단 및 당무위원 축소 △지도위원회 폐지 또는 축소 △청와대 단독 주례보고 등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당내 상당수 인사들은 “당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교동계가 지도체제문제에 대해 개입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조대행측도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동교동계의 한 지구당위원장도 29일 당무회의에서 “당의 활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조기에 전당대회를 열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조대행은 김대통령이 상경하는 대로 지도체제문제에 대한 당내의견을 정식건의한다는 입장이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