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를 기치로 총재 경선에 도전할 뜻을 밝혔던 강재섭(姜在涉)의원은 4일 돌연 출마를 포기했다. 강의원은 “국회의장 선출과정에서 초래된 당의 혼란과 위기상황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경선에 출마하면 당의 갈등과 어려움을 부추길 우려가 있어 출마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의원의 불출마에 따라 총재 경선 출마예정자들간의 득실이 엇갈리는데다 의장 경선 패배에 따른 당내 분위기 또한 미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강의원의 불출마를 가장 반기는 쪽은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측. 강의원이 출마할 경우 이명예총재의 지지기반을 잠식할 가능성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조순(趙淳)총재는 의장 경선 패배로 지도력 부재라는 약점이 다시 불거지면서 출마 자체가 무산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대의원 접촉을 통해 경선 준비를 해온 이한동(李漢東)부총재는 세대교체론자들의 불출마가 세확산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조용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세대교체 바람을 기대했던 김덕룡(金德龍)부총재측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세대교체론이 득세하면 경선주자 중 젊은 김부총재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편 의장 경선 패배 인책론을 둘러싸고 당이 내분에 휩싸이면서 당권경쟁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