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총무경선]박희태의원, 2위와 압도적 표차

  • 입력 1998년 8월 10일 19시 27분


10일 한나라당 원내총무 경선은 1차투표에서 박희태(朴熺太)의원이 참석의원 1백37명의 반수를 훨씬 넘는 78표를 득표해 싱겁게 끝났다.

이기택(李基澤)총재권한대행은 의원총회 직전 ‘합의추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경선에 나선 박의원과 김중위(金重緯) 정창화(鄭昌和) 이재오(李在五)의원 등 4명을 국회 총재실로 불러 막판 중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대행은 이들에게 “이달말 전당대회까지는 총무대행체제가 바람직하다”며 동시사퇴를 권유해 김, 정의원은 수락했으나 박, 이의원은 반대해 결국 경선이 치러지게 됐다.

이날 박신임총무가 압도적인 표를 얻은 것은 당내 최대계파인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계가 일찌감치 박총무를 밀기로 하고 표단속을 한데다 부산 경남의원들이 가세한 결과라는 것이 당안팎의 분석.

비당권파의 표를 분산시킬 것으로 예상됐던 김의원은 계보내에서 박총무를 밀기로 결정이 난데 대해 항의의사를 표시하고 사실상 ‘단기필마’로 출마를 강행했으나 계보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초선인 이의원이 4선인 정(21표) 김의원(15표)보다 약간 많은 23표를 얻어 2위를 차지하자 의원들 사이에서 탄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당내 소장파의 표가 결집됐다는 후문이다.

당내에서는 박신임총무가 법조인 출신답게 ‘원칙’에 충실하다는 점과 과거 여당총무시절 야당과의 협상에서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박총무는 이날 총무경선 승리 직후 다수결원칙을 강조하며 향후 여야협상에서 간단히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박총무의 선출에 대해 조속한 국회정상화를 기대하며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무와 자민련 구천서(具天書)총무는 “과거 원내총무와 대변인 등 여러 당직을 두루 지낸데다 법학을 전공하신 분인만큼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않고 소신을 갖고 국회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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