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총리인준 처리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한나라당의원들이 총리인준안 처리의 위헌을 주장하며 회의장을 퇴장하는등막판진통도만만치않았다.
○…국회본회의가 시작되자 박준규(朴浚圭)의장은 여야 4명의 의사진행발언 대기의원들에게 “판도라의 상자를 꼭 열어야 하느냐”며 의사진행발언 자제를 촉구.
이어 국회부의장선출 2회―총리임명동의안―상임위원장선출―감사원장임명동의안―대법관임명동의안―정보위 윤리특위 여성특위위원장 선출 3회 등 모두 9차례에 걸쳐 투표를 실시, 원만하게 진행된 부의장 투표가 끝난 뒤 총리인준동의안 처리에 돌입하면서 긴장이 고조.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한나라당 현경대(玄敬大) 이신범(李信範)의원은 “88년 강영훈(姜英勳)총리서리, 91년 노재봉(盧在鳳)총리서리때 당시 평민당의원들이 ‘총리서리는 명백히 위헌’이라고 주장했다”며 “총리서리체제는 헌법 파괴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신범의원은 “투표함개함절차를 거치든지 3월2일 투표를 계속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헌법절차를 지키기 위해 퇴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의원은 한나라당 초재선의원 27명의 서명이 담긴 성명서를 낭독한 뒤 이들과 집단 퇴장. 박의장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공한중 ‘다시 요청하오니’라는 문구를 ‘재요청’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총리인준동의안 재상정을 강행.
○…이날 오전 3당총무회담에서 여야총무들은 국회정상화의 공을 서로에게 돌리며 화기애애한 표정.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총무가 뒤늦게 입장하자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자민련 구천서(具天書)총무는 “일등공신이 오셨다”며 반갑게 맞았고 박총무도 “구총무가 진짜 일등공신”이라며 경제부처 상임위원장을 양보한 자민련측에 공을 돌렸다.
이어 박의장이 “모두들 웃지 말라고 하니 웃을 수도 없고…”라고하자 박총무는 “오늘은 웃어도 된다”고 언급.
○…3당은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어 상임위원장직 배분에 대한 총무협상 결과 등에 대한 최종 인준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상임위원장 내정 및 의원들의 소속상임위 결정 등으로 하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 특히 한나라당은 본회의 직전까지 국회부의장 후보를 선정하지 못해 진통을 겪었으나 이기택(李基澤)총재권한대행의 중재로 신상우(辛相佑)전부총재로 낙점. 의총에서 일부초재선의원은 총리인준에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차수·윤영찬기자〉 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