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원장의 ‘서리’꼬리는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경우와 다르다. 비록 김총리와 한묶음으로 연계된 사안이었지만 국회에서 투표가 실시되지도 않았고 특별히 야당에서 한원장 인준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없었다.
하지만 ‘서리’꼬리로 인해 운신의 폭에 제약은 많았다. 불과 한달전 공관에 입주한 것이나 자문기구인 부정방지대책위원회를 지난 주에야 뒤늦게 구성한 것도 한원장이 느낀 심리적 부담의 일단(一端)을 보여준 사례다.
‘서리’꼬리를 뗀 뒤 한원장의 보폭은 꽤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원장은 그동안 감사원을 명실상부한 공직사정의 중추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왔다. 따라서 한원장은 감사원의 위상강화를 위한 각종 제도적 개선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그의 구상은 28일 감사원 개원 50주년을 맞아 진행될 각종 행사 등을 통해 구체화할 전망이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