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정계 원로들을 영접하고 환송하면서 “한분 한분 얼굴을 보며 수십년간 동고동락하던 생각을 하니 감개무량하고 추억이 새롭다”고 말했다.
○…정계원로 22명은 70, 80대의 노령임에도 한사람도 빠짐없이 오찬에 참석. 특히 박병배(朴炳培)씨는 휠체어를 타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으며 윤길중(尹吉重)씨는 대화가 힘들어보였다고.
정계원로들도 모처럼 옛 동지들 또는 경쟁자들과 만난 것이 즐거운지 한마디씩 소감을 토로.
이철승(李哲承)씨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당선 후 여의도 63빌딩에 우리를 초청해 ‘마치 당무회의 같다’고 말하면서 계속 만나자고 했으나 그후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고 설명.
이민우(李敏雨)씨는 “어려운 시기에 과거 동지들을 한 자리에 불러줘 고맙다”고 말했고 윤길중씨는 “대통령의 건강한 모습을 보니 반갑다”고 언급.
채문식(蔡汶植)씨는 “나라가 큰 환란에 처해 있을 때 위대한 지도자가 나타나는 것을 고금의 역사를 통해 듣고 있다. 미증유의 국난을 훌륭히 극복하고 국민과 후손에 길이 추앙받는 대통령이 될 것을 믿고 기원한다. 초인적인 정력으로 분투하는 김대통령이 더욱 건강하길 축원한다”며 건배를 제의.
이날 오찬에는 이밖에 김판술(金判述) 정헌주(鄭憲柱) 김응주(金應柱) 유치송(柳致松) 이충환(李忠煥) 고재청(高在淸) 예춘호(芮春浩) 박종태(朴鍾泰) 박영록(朴永祿) 신도환(辛道煥) 정해영(鄭海永) 정성태(鄭成太) 조연하(趙淵夏) 김진만(金振晩) 김재순(金在淳) 민관식(閔寬植) 윤택중(尹宅重)씨 등이 참석.
○…이철승씨는 대화도중 특히 김영삼전대통령의 잘못된 인사와 정책을 집중 비판하면서 김대통령에게 주변사람을 잘 쓸 것과 보수세력의 지지를 받는 균형있는 정책을 건의.
그가 거론한 인사는 한완상(韓完相)전통일부총리 김숙희(金淑喜)전교육부장관 김정남(金正男)전청와대교육문화수석 등이었다는 전언.
이에 김대통령은 “충고말씀에 감사드린다”며 강인덕(康仁德)통일부장관의 예를 들면서 “남북문제를 다루는 데 보수 및 개혁세력의 전체적 지지를 받아야 하겠기에 강장관을 등용했으니 염려하시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 김대통령은 “남북문제에 관한 한 어느 한편으로만 나가는 것도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
〈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