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권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지구당위원장의 대의원 장악력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지역구 선출 대의원들이 지구당위원장의 뜻에 따라 투표하느냐 여부가 판세를 좌우할 최대변수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체 대의원 중 당연직 대의원은 1천6백여명인데 비해 지역구 선출대의원은 6천6백여명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지 위원장 숫자를 보면 출마선언 회견장에 원내외위원장과 전국구의원 1백45명이 참석한 이회창(李會昌) 명예총재 진영이 가장 많다.
21일 열린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의 출마선언에는 의원 52명과 원외위원장 47명이 참석했다.
김덕룡(金德龍)전부총재는 위원장 65명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서청원(徐淸源)전총장도 위원장 40여명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구당위원장의 대의원 장악력에 대한 평가는 후보진영간에 큰 차이가 난다.
이명예총재 진영은 위원장의 대의원 장악력이 최소한 80%이상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반면 이, 김전부총재와 서전총장 등은 위원장의 대의원 장악력이 지역구에 따라 심한 편차를 보여 대략 40∼70%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당때는 대의원들이 위원장을 통해 민원을 해결하는 등 도움을 받았으나 야당이 된 뒤에는 지역유지인 대의원들이 역으로 위원장을 도와주는 경우가 많아 대의원들의 독자성이 오히려 커졌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지지 위원장 숫자와 상관없이 ‘대의원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이들 진영의 주장이다.
대의원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마선언을 해 바닥강세를 과시한 이전부총재는 “원내외 위원장수가 대세를 결정한다면 굳이 전당대회를 열어 대의원의 뜻을 물을 필요가 없다”면서 “대의원 개개인이 합리적 판단에 따라 투표해 대의원 혁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차수·이철희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