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와 함께 중앙인민위원회를 폐지하고 정무원을 내각으로 개편, 내각총리에 홍성남(洪成南)전 정무원부총리를 임명하는 등 국가지도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북한은 이로써 94년 7월 김일성(金日成)사망 후 4년여 동안 계속돼 왔던 과도기적인 국가운영체제에 종지부를 찍고 공식적인 ‘김정일 시대’를 열었다.
김영남(金永南)전 부총리겸 외교부장은 이날 김정일을 국방위원장으로 재추대하면서 “국방위원장은 정치 군사 경제역량의 총체를 통솔 지휘하여 사회주의 조국의 국가체제와 인민의 운명을 수호하며 나라의 방위력과 전반적 국력을 강화 발전시키는 사업을 조직 영도하는 국가의 최고직책”이라고 밝혀 국방위원장이 사실상 국가의 수반임을 분명히 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김정일이 주석에 추대되지 않은 채 주석직 자체가 폐지된 것은 개정 헌법의 서문이 김일성을 ‘공화국의 영원한 주석’이라고 호칭한데서 드러나듯 김일성에 대한 예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7장 1백66개조로 된 개정헌법은 주석직과 중앙인민위원회를 폐지하는 대신 그 권한의 대부분을 신설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로 이관했으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를 ‘국가대표기관’으로 규정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