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난 4월 이 조치가 시행된 후 5개월이 지났지만 비자없이 제주도를 찾은 중국인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소식이다. 중국과 제주를 잇는 정기항공편도 지난달 취항 4일만에 승객이 없어 무기한 휴항에 들어갔다. 우리 관광당국이 김칫국부터 마신 격이 됐다. 외화난으로 관광산업 육성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으나 정부의 관광정책은 여전히 주먹구구식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뿐만 아니다. 대통령까지 출연해 이달중 미국 등에 방영할 한국관광 홍보광고도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선진국 관광객의 해외여행 시기가 바캉스시즌인 7,8월에 집중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미 시즌이 끝난 마당에 광고를 내보내 봐야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차라리 내년 봄 여행시즌이 시작되기 직전 방영하는 편이 낫다는 얘기다.
▼폐광지역에 세워지는 카지노도 문제다. 국내에는 이미 카지노가 13개나 있지만 대부분 적자에 허덕일 만큼 시설과잉 상태다. 카지노만 만든다고 외국관광객이 몰려올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만약 폐광카지노가 성공하지 못할 경우 자본낭비는 물론 지역주민이 안게 될 상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관광이 고부가가치 산업임에 틀림없지만 치밀한 사전준비가 없으면 정부가 외치는 관광산업 진흥은 헛구호에 불과하다.
홍찬식<논설위원〉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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