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실「의석 재배치」추진]『본회의석 重鎭들 앞줄로』

  • 입력 1998년 9월 25일 19시 38분


국회 구조조정작업의 일환으로 본회의장 의석배치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문제가 적극 검토되고 있다.

국회의장실은 현재 주로 초선의원들이 앞줄에 앉고 당지도부나 중진의원들은 뒷줄에 앉는 의석배치를 정반대로 뒤바꾸는 방안을 국회운영 개선의 한 항목으로 정하고 외국의회의 사례 등을 수집, 연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외국 의회에서 중진의원이나 영향력이 많은 의원들이 회의장의 앞줄에 앉아 의회활동을 주도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의 경우 거꾸로 초선의원들이 의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본회의가 열릴 때면 앞줄의 초선의원들은 대부분 자리를 지키면서 자주 발언에 나선다. 반면 뒷줄에 앉은 각 당의 지도부나 중진의원들은 수시로 본회의장을 들락거리거나 잡담을 나누는 일이 허다하다.

국회의장실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본회의장 의석배치는 중진의원들이 의회활동을 등한시하는 것을 보장하는 잘못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이를 개선한다는 차원에서 본회의장 의석을 재배치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처럼 중진의원이 의석 뒷줄에 앉는 나라는 일본 외에는 없다”며 “대부분의 국가가 우리와는 정반대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래 우리 국회 본회의장의 의석배치는 8대 국회때까지는 교섭단체 내에서 추첨을 해 정해왔으나 73년 9대 국회때부터 지금과 같은 의석배치가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국회법은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원내총무)과 협의해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중진의원들의 경우 의회활동보다는 정당활동에 주력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지금과 같은 관행이 굳어졌다는 것이다. 현재의 의석배치관행은 우선 다수당 의원들을 회의장 중앙에 배치하는 등 교섭단체별로 의석을 크게 획정한 뒤 각 교섭단체 내에서 선수(選數)나 주요당직유무에 따라 의석을 배치하고 있다. 또 의원들간에 선수가 비슷할 때는 소속 상임위별로 서로 가까운 의석에 앉도록 하고 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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