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쟁점은 상임위 정수조정 문제였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14일부터 상임위 활동에 들어가는 만큼 이날 본회의 전에 마무리짓자는 입장이었으나 한나라당은 일단 본회의부터 열자면서 이날 오전에 열릴 예정이던 3당 수석부총무회담에 불참했다.
자연히 여당이 발끈했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자민련 구천서(具天書)원내총무는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을 찾아가 “야당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오늘 본회의는 못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박의장으로부터 이 얘기를 전해들은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총무는 “오늘 저녁까지 해주면 될 것 아니냐. 못믿겠으면 각서라도 써주겠다”며 이들을 달랬다.
○…그러나 오후 들어 한나라당이 “법사위는 여야 동수로 해야 한다”고 새 제의를 내놓아 여야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여당 총무들은 다시 박의장을 찾아가 의장 직권으로 상임위를 조정할 것을 요구하는 등 또다시 소란이 벌어졌다.
결국 박의장의 중재로 한나라당이 뒤늦게 여당안을 수용, 오후 2시반경에야 3당 수석부총무회담이 열렸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수석부총무는 회담 후 “여당이면 양보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 바람에 이날 오후2시 열릴 예정이던 본회의는 두차례 연기 끝에 오후4시가 넘어서야 개의됐다. 본회의에서는 여야 의원 4명이 5분발언에 나섰다.
국민회의 김병태(金秉泰)의원은 한미행정협정 개정, 자민련 강종희(姜宗熙)의원은 농촌 및 중소기업 진흥에 대해 정부의 소홀한 대책을 질타했다. 자민련 변웅전(邊雄田)의원은 “지난번 수해로 농촌 지역의 벼가 쓰러져 있으나 일손이 달려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서 군관민이 합쳐 농촌돕기운동을 벌이자고 제의했다.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의원은 “북한의 대남정책이 달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금강산관광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금강산관광 중지를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국정감사에서 철저한 팀플레이를 통해 정부여당의 실정(失政)을 철저히 파헤치자고 다짐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번 국정감사는 야당으로서 첫 국감인만큼 판문점총격요청사건 등 중요쟁점에 대해서는 소규모의 팀을 구성, 공격적인 감사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송인수·김정훈기자〉issong@donga.com